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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술관 도장 깨기 ③ 런던 화이트샤펠 갤러리 - 앙리 마티스, 스테판 쇼어와 앤디 워홀, 신디 셔먼, 프란시스 베이컨

미술관 도장 깨기/EUROPE

by 지독한 탐미주의자 2025. 1. 2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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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chapel Gallery 전경 © Whitechapel Gallery

 

오늘 소개할 미술관은 런던의 화이트샤펠 갤러리!

국내에선 주로 화이트채플로 소개되지만, 현지 발음으로는 화이트샤펠에 더 가깝다. 런던 동부에 위치한 화이트샤펠 갤러리는 앞서 소개한 두 미술관에 비해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귀동냥으로 한 번쯤 들어봤을 갤러리이다. 

사실 이 갤러리가 가진 의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화이트샤펠 인근에 위치한 쇼디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의 홍대라고 불린다. 이는 젊은 계층이 모이는 지역이기 때문이 아닌, 예술가들이 모이며 지역의 재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쇼디치 지역 형성의 중심에는 본 포스팅에서 소개할 화이트샤펠 갤러리가 있다.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는 보통 동쪽에 부촌이 위치하고 있는 것과 달리 런던은 서부 지역에 부촌이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런던 신사의 이미지, 애프터눈 티, 크림 티 등 전통적 요인들은 서부 지역에서 조금 더 흔히 발견된다.(내가 경험한 런던에선 그러했지만, 틀렸다면 제가 틀린 걸로 해요~!) 또한 버킹엄 궁전, 다우닝가, 웨스터민스터사원 등의 국가권력의 중심과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런던 도서관 등의 주요 문화기반시설 또한 서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특정지역으로의 인프라 집중은 서울공화국이 되어버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주요국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초로 등장한 곳이 화이트샤펠 갤러리이다. 화이트샤펠 지역은 19세기까지 영국의 대표적 할렘가로, 우범지역으로 여겨지던 지역이었다. (현재 런던 동부에는 뱅크사이드가 있긴 하지만, 화이트샤펠 분위기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화이트샤펠 갤러리는 문화적, 계급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해 1901년 개관하였다. 이러한 문화예술적 접근으로 화이트샤펠 지역에는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화이트샤펠이 지역사회 중심, 교육 중심 운영 정책, 공익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 점이 너무나도 당연해보인다.

이러한 공익적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화이트샤펠은 미술사적으로 상당히 탁월한 작품과 작가들을 발굴해 왔다. 화이트샤펠 갤러리는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처음 선보였고, 앞선 포스팅에서 소개한 마크 로스코와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인 잭슨 폴록의 개인전 또한 이들이 제도권에 오르기 전 열린 곳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데이비드 호크니, 길버트와 조지 등 현대미술 거장들이 거쳐간 곳으로, 우수한 예술가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역의 문화권 신장 측면에서도, 신진 작가의 발굴 측면에서도 화이트샤펠이 제도권 예술의 사회적 역할 수행 사례로 더욱 조명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

+ 시기적인 측면에서 영국이 빠르게 대안적 움직임을 보여서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정책 발전에 실망감이 들 수도 있지만, 이건 제국주의로 식민지를 착취하며 이룬 나라의 발전에 기초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니, "역시 우리나란 멀었어"같은 셀프디스는 마시길! 식민지 착취 없이 국가 재건 이후 이렇게 빠르게 제도권으로 올라와 작동하는 문화예술 정책 제도를 확립한 것도 정말 쉽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확립된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정책도 여러 전문가들이 피 터지게 싸우고 감시하고 여러 선진사례 참고하며 열심히 발전되고 있어요. 그러니 대한민국 문화예술 정책에도 많관부!

 


갤러리 개요

LOCATION

화이트샤펠 갤러리는 위 사진과 같이 런던 동부에 위치한 Aldgate East Station 진짜 바로 옆에 있다!

또한 옆 골목으로는 브릭레인 마켓이 열리는 쇼디치에 진입할 수 있어 런던 동부를 여행하는 날 함께 방문하기 정말 찰떡콩떡이다.

 

특히 쇼디치 안으로 들어가면 'Beigel Bake'라는 유명한 베이글 가게가 있다. 여기는 예전부터 여행자들 사이에서 존맛탱으로 소문난 곳이라 언제 가도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로컬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맛집이라던데, 난 로컬이 아니여서 잘 모르겠음 😂)

무튼 여행자들은 런던 동부에서 이거 꼭 먹어주는게 국룰임. 암튼 그럼!

Beigel Bake의 Smoked Salmon & Cream Cheese Beigel! 개노맛의 나라 영국에서 몇 안되는 맛있는 거 😍 © 지독한 탐미주의자

 

OPENING TIMES

Monday CLOSED
Tuesday 11am-6pm
Wednesday 11am-6pm
Thursday 11am-9pm
Friday 11am-6pm
Saturday 11am-6pm
Sunday 11am-6pm
출처: Whitechapel Gallery 홈페이지 (https://www.whitechapelgallery.org/visit/)

 

ADMISSION FEE

화이트샤펠 입장료는 무료이나, 관람하고자 하는 전시에 따라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티켓 가격은 £15, 기부액을 포함하면 £16.50이다.

16세 미만의 경우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며, 성인들의 경우 늦은 저녁까지 오픈하는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 9시 입장 시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Free Entry to the Gallery
Ticket prices apply for select Exhibitions:
Standard – £15 / with 10% donation, £16.50*
Concessions** – £9.50 / with 10% donation, £10.45*
50% Off for National Art Pass Holders
Members go free
Under 16s go free
Free entry to all exhibitions during Whitechapel Lates, every Thursday 6–9pm

출처: Whitechapel Gallery 홈페이지 (https://www.whitechapelgallery.org/visit/)

 


전시 및 작품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블로그를 쓰다보니 지난 여행에서 아뜰리에 관련 작품을 참 많이 봤구나 싶다. 어쩐지 재밌더라 😂

무튼 이 전시에서는 예술가 및 이미지 제작자들의 스튜디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감행한 실험들, B컷 등 예술가의 제작 과정을 구경하기 딱 좋다 👀

Whitechapel Gallery의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전시 팜플렛! 근데 내 손 색 왜저래 진짜 😂 © 지독한 탐미주의자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아티스트 스튜디오라는 전시명답게 작품의 behind the scene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난 왜 이 전시 볼 땐 왜 작품명을 제대로 기록해놓은게 없지.. 😂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힙스터들의 작가, 앙리 마티스

앙리 마티스는 야수파 작가로, 흔히 알려진 작품은 파란 누드다. 그리고 색을 해체하는 야수파 작가답게 그의 작품에서는 알록달록한 색채가 돋보인다.

그게 내가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던 앙리 마티스에 대한 설명이라, 화이트샤펠 갤러리에서 본 앙리 마티스의 작품이 다소 낯설었다. 색과 형태를 해체한 그의 작품은 이와 같은 피사체의 단순화 과정을 통해 나올 수 있었나보다.

난 거장들 또한 이런 수많은 삽질을 통해 명작에 도달했다는게 너무 위로가 된다. 역시 성실한게 짜세다.

Henri Matisse <Illustration to Poesies Antillaises by John-Antoine Nau (1950)>,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화이트샤펠에 전시되어 있진 않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앙리 마티스의 작품 <Nu Bleu>, https://www.henrimatisse.org/nu-bleu.jsp

 

스테판 쇼어가 사진으로 담아낸 앤디 워홀의 작업실

미국 사진가 스테판 쇼어가 찍은 앤디 워홀! 예술가의 작업실을 다루는 전시 답게 스테판 쇼어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그 유명한 작업실 The Factory를 촬영했다. 1960년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작품을 제작한 앤디 워홀의 작업실 팩토리에는 팔수록 재밌는 ssul이 나온다. 공식적인 이름은 Factory지만, 그 내부를 은박지로 둘러 Silver Era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설명란에는 The Silver Factory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화가들 외에도 일러스트레이터, 배우 등 다양한 셀러브리티들이 모여들며 팩토리는 미국 현대미술을 주도한 팝아트의 산실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범장르적 예술가 네트워크가 흔히 알려진 마릴린 먼로, 캠벨 스프 외에도 많은 예술영화를 남기는 자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장르의 경계가 흐려지는 동시대 예술의 시초가 여기였다고 봐도 될 것 같기도 하고 (?)

앤디 워홀의 제자인 스테판 쇼어는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팩토리에서의 다양한 예술 실험들을 사진으로 남겼다. 특히 4번째 사진에는 그 유명한 앤디 워홀의 뮤즈, 에디 세즈윅이 담겼다.

그 느좋 언니, 다들 RGRG?

Stephen Shore의 The Silver Factory Series,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앤디 워홀의 뮤즈, Edie Sedgwick. 근데 갑자기 나 저 언니 보니 숏컷병 온다 😂

 

사실 사진사에서 주로 다뤄지는 스테판 쇼어는 앤디 워홀의 제자라는 그림자보다, 1960 ~ 70년대 미국을 스냅 형태로 담아낸 작가로 알려져 있다.

35mm 카메라를 사용해 스냅 형식의 작품을 찍어온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이나 로버트 카파와 달리, 스테판 쇼어는 대형 카메라를 사용해 미국의 일상을 담아냈다. 대형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는 강렬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카메라 자체가 너무 크고 촬영을 위한 세부 과정들이 많기 때문에 기동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렇기에 주로 알려진 스테판 쇼어의 사진은 강력하지만, 다소 정적인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스테판 쇼어의 작업세계와 달리, 앤디 워홀의 팩토리 시리즈에서 그의 사진은 팩토리에서 그가 마주했던 순간들을 역동적으로 현장성을 담아내고 있었다. 

하 유럽놈들 이렇게 좋은 작가들 작품을 발에 채이도록 보는거, 그래서 정말 새로운 것들을 많이 탐구할 수 있는거 진짜 미치도록 부럽다 🥲

Stephen Shore의 The Silver Factory Series 중 하나,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신디 셔먼이 담아낸 미디어 속의 여성

현대 사진사에서 뺄 수 없는 미국의 사진작가, 신디 셔먼(Cindy Sherman)의 사진도 화이트샤펠에서 볼 수 있었다.

TV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으로 분장해 찍은 자화상 시리즈 <untitled>는 그녀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그 당시 매체에 비춰지던 여성은 소비되고, 욕망되는 대상으로서 수동적이고 피해자의 위치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러한 모습들로 분장해 신디 셔먼이 자신의 모습을 담아낸 자화상 시리즈 <untitled>는 신디 셔먼이 가진 '여성'이라는 정체성에 기초하기에 그 힘이 더욱 강력하디. 여성으로서 이미 그렇게 사회에 의해 소비되고 강요받아온 삶이 있었기에, 신디셔먼이 분장으로 담아낸 그 이미지는 연출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 사진보다 더욱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 작품이 사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 되었겠지. 

이러한 명작을 탄생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아래의 <Untitled(Murder Mystery People (1976/2000)> 사진이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사진이 디폴트인 현재와 달리, 그 당시에는 모든게 필름으로 이뤄졌으니까 이런 재밌는 비하인드 컷들이 많이 남아있다. 자꾸 예전 사진들로 이 감성을 느껴야 하는게 아쉽기도 하네.

Cindy Sherman <Untitled(Murder Mystery People (1976/2000)>,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내가 좋아하는 untitled 시리즈 중 하나! / Cindy Sherman <Untitled Film Stills #21 (1978)> © Cindy Sherman

 

Studio Corner와 Studio Island

흠 사실 Corner, Island 섹션에서 다루는 콘텐츠가 앞의 섹션에서 다룬 콘텐츠와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 톰블리, 프란시스 베이컨, 에민 트레이시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이 있어서 일단 열심히 구경했다 😉

Cy Twombly <Robert Rouschenberg, Combine Material, Fulton Street Studio (1954)>,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사실 이 쯤 볼 때는 3주에 달하는 내 여행의 막바지 즈음이였기 때문에, 난 체력이 바닥이 난 상태였다. 그래서 '으아아 머리 힘 빼고 그냥 보자' 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훑어보고 있었는데, 프란시스 베이컨은 워낙 화풍이 특징적이여서 어! 하고 멈춰섰다.

항상 느끼지만 프란시스 베이컨은 작품이 작가의 이름에 참 잘 어울린다. 뭔가 모르게 작품이 베이컨같애.. 핑크기가 돌아서 그런가 (?)

Francis Bacon <Study of Portrait of John Edwards (1989)>,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Francesca Woodman <A woman; A Mirror, A Woman is a Morror for a Man, Providence, Rhode Island (1975-8)>,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Tracey Emin <France with Harry (2021)>,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매체의 문법이 맞지 않아 화이트 큐브에 걸릴 수 없는 작품들은 Studio Island로 분류되어 지하에 있는 시네마에서 상영되고 있었다.

이 구역의 작품들은 동떨어진 공간에서 상영되고 있어서 Island라고 전시 섹션을 명명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건 좀 설명 못할 느낌 적인 느낌의 뻘소리인데.. 이게 되게 영국스럽더라 (?) Private한 느낌 때문인지, 잘 꾸렸지만 오래된 느낌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암튼 난 그랬음!

지하 상영관에 설치된 Studio Island 섹션의 서문과 작품 소개,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Guy Ben-Ner <Berkeley's Island (1999)>, A Century of the Artist's Studio, Whitechapel Gallery © 지독한 탐미주의자

 

Research Station

화이트샤펠에는 Research Station이 있다.

이 룸에서는 미술관이 보유한 미술 서적과 현재 전시되고 있진 않으나 미술관이 보유한 영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땐 5월의 어느 평일이라 비교적 한적했고, 조용히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었다. 그림책 짱좋아 🤓💕📚🔥🫶🏼

그리고 사실 이런 그림책들은 좀 비싼게 아니라 최저가 한화 8만원에서 시작해서, 몇 십만원 까지도 간다. 그리고 그 수요 또한 굉장히 니치해 일반 서점 및 도서관에서 구경하기는 더더욱 힘들고.

그러니 방문한 미술관 혹은 갤러리에서 이런 서적을 열람하도록 했으면 많이 구경하시길 바람! 그래야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책이 더 많아지니까!

아 그리고 국내에서 이런 책들을 보고 싶다면 MMCA, SeMA 급에서는 그래도 꽤나 자료 전시를 많이 하고 있다. 그리고 민간 영역에서는 현대카드가 예술 서적만 모아 만든 현대 아트 라이브러리도 있음! 좋은거 많이 많이 보세요! 👀

Whitechapel Gallery의 Research Station 입구 © 지독한 탐미주의자
Whitechapel Gallery의 Research Station 내부 © 지독한 탐미주의자


 

총평

확실히 영국이 예전에 비해 국제사회에서의 파워가 약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영국이다. 그리고 런던은 정말 그들의 수도답다.

난 정치, 경제, 사회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올라와야 문화예술이 꽃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을 많이 하기도 하고. 영국은 제국주의로 국가의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기에 명작과 거장이 발에 채이도록 문화적 자원을 쌓을 수 있었다. 그렇게 축적한 자원이 기초되었기에 지역민의 문화적 권리 신장을 위한 움직임 또한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영국 정부의 분위기도 한 몫 하지만!)

화이트샤펠 갤러리가 취해온 수많은 시도들은 현재 국내 공공문화재단들의 사업을 요약하고 있다고 보이기도 한다. 다른 점은 화이트샤펠은 영국 현대미술 씬의  주요한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긴 하지만. 그래서 국내 공공 문화기반시설에서 차용 가능한 부분들은 벤치마킹을 좀 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영국의 태도는 좀 벤치마킹을 했으면 좋겠다. 고노무 근거 좀 그만 찾고

그래서 무튼 현대미술과 문화예술 정책에 양다리를 걸치는 나에겐 너무나도 재밌는 공간이었다~!

 

2022년엔 런던에서 짧은 일정을 보낸 탓에 화이트샤펠 갤러리는 런던 미술관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영국에는 내가 포스팅한 미술관 외에도 현대미술 작가 데미안 허스트가 만든 뉴포트 스트릿 갤러리,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등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좋은 미술관들이 많다. 그래서 2016년 유물을 파서 런던 시리즈를 조금 더 연재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래도 다음 시리즈부터는 프랑스의 현대미술 미술관과 갤러리를 다뤄볼 예정이다. 숨겨진 다른 런던의 미술관들은 그 다음 시리즈로 연재를 한 번 고려해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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